2005-03-31

시술



오늘 드디어...
점을 뺐다. -_-;

차앤*라는 피부과 병원에 가서리,
오징어 타는 냄새를 맡으며
얼굴에 있던 수많은 점 중에
큰 놈 몇 개를 제거하는 시술을 받았다.

별 생각없이 회사 동료를 따라 나섰다가,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정하고 실행. -_-;

덕분에 지금 얼굴에는 인조 피부(?)라는 것을 붙인 상태다.
5일정도는 뭔가 덕지덕지 붙이고 다녀야한단다. -_-a
세수도 하지 말라는군. -_-;;
하아~

병원에서는 오늘 시술한 점들이 비교적 큰 점이라서
아마 2~3개월 후에 다시 한번 시술 받아야 할꺼라고 얘기해줬다.
역시 자연히 생긴 것을 제거하기는 어려운가보다.

그나저나, 다시 시술받아야 한다니...
그 오징어 타는 냄새를 또 맞아야 한단 말인가? 헉... -o-;

신체발부는 수지부모라 했는데,
부모님한테 얘기도 안하고 결행해버렸으니,
뭐라 하실지 모르겠군.

설마 다시 붙여오라는 말씀은 안하시겠지? -_-;



2005-03-30

흰머리



아직 이룬 것도 없건만,
벌써 흰머리가 나기 시작한다.

少年易老學難成



2005-03-28

지금, 만나러 갑니다




from 지금, 만나러 갑니다 공식 홈페이지

지난 토요일, 원래 계획이 조금 어긋나면서,
대타 비스무레하게 보게 된 영화다.

사실, 마파도라는 코믹물(?)을 볼까하고 고민하다가
어느 영화 소개에서 읽은 호평때문에
막판에 극적으로 선택한 영화인데,
그다지 후회가 남지는 않는다.
Nice Choice라고나 할까? :)

내용은...
약간 상투적이라는 느낌이다.
최근 내가 읽거나 본 일본 소설이나 영화는
하나같이 죽은 사람의 기억 따위가 소재로 등장해서,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Love Letter에서는 산에서 죽은 남자의 사랑 이야기.
비밀에서는 죽은 아이와 어머니의 영혼이 뒤바뀐 이야기.
철도원에서는 죽은 아이가 아버지를 데려가는(?) 이야기.
다 읽지 못한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에서도
죽은 소녀에 대한 남자 주인공의 회상 이야기.
이 영화에서는 죽은 아내가 환생하여 돌아온 이야기.

많은 부분을 극단적으로 압축하기는 했지만,
누군가의 죽음에서 파생된 소재라는 유사성 때문에
비슷하다는 느낌을 감출 수 없다.

또... 아름다웠던 과거,
특히 학창 시절의 연애담이
이야기 발단의 주류를 이룬다는 점도 눈에 띈다.
(부러운 녀석들... 남녀 공학이라니...
어린 시절, 그런 콩닥거리는 느낌을 느껴보지 못한 내가
왠지 정신적 장애아로 느껴진다. T_T;)

하지만, 뻔한 cliche라 하더라도,
막판의 반전을 포함해서,
꽤나 감동적인 이쁜 영화였다.
(절대 여주인공이 이뻐서만은 아니다. -_-;;)

특히 별다른 절정에 이르지 못하다가,
후반부에 나타나는 반전이...
역시나 감동을 쥐어짜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_-;
오히려 무난히 흘러가는 그런 부분이 내게는 더 좋았다.

숙명이라던가,
운명이라던가...
영화를 본 직후보다는
시간이 조금 더 흐른 후에,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다.

정말 아카이브별이 있다면,
나도 수없이 피어있는 노오란 해바라기들처럼,
후회없이 사랑을 피워볼 수 있지 않을까?
혹시 헤어지더라도,
언젠가 사랑하는 이와 다시 만날 수 있을테니...

아니... 그런 계산을 떠나서...
온 시야에 가득한,
활짝 핀 해바라기 꽃의 따스한 노란색 물결 속으로
흠뻑 빠져버리고 싶구나.

ps. 책은 어떨까 싶어서, 한권 주문해두었다.
책은 또 어떤 느낌일까?



2005-03-25

수확의 계절



직장인에게는 한 해동안 공급될 마약(?) 봉지의 크기를 결정할
연봉을 결정짓는 요맘 때가 바로 수확의 계절이다.

일년동안 자신이 한 일을 평가받고,
올해의 대가를 협상(?)하는데,
어제 그 중요한 사건이 있었다.

결과는...




OTL

팀원들과 술이나 마셨다.

수확은 무슨 수확이냐... T_T;
다 잊고, 기대 수준을 낮추자.



약간 변경



1. jrogue형의 강력한 의견에 따라 CC 도입.

2. 자주 가는 blog가 너무 많아,
사실상 유명 무실화된 My Interesting의 간판을 내림.

요즘은 글 쓸 것이 없어, 이런 것으로 때움. -_-;



2005-03-21

최우수 1등급



서열화된 사회에서는 카드를 많이 긁는 것도
등급으로 구분되나보다.

최근 얼마동안 신나게 카드를 긁어댔더니,
K*카드에서 나에게 최우수 1등급을 부여했다.
앞으로도 더 가열차게(!) 사용하라는 뜻인가? -_-;

신랑감 중 최우수 1등급,
또는 훌륭한 인간성을 갖춘 최우수 1등급같은 명예였다면 좋았겠지만,
-- 아차, 인간성을 등급으로 평가받으려 하다니... 속물이닷! :( --
과소비에 대한 평가로써의 최우수 1등급은
별로 매력적이진 않군. -_-a

그러나, 이런 생각 중에도
정작 고민은 과연 최우수 1등급 위에는 무엇이 있을까하는 궁금증에 있다.
여기가 끝일까?
아니면 그 위에 최최우수나 최우수 특급 같은 것이 있을까?

궁금증을 확인하기 위해 다음 카드를 받아볼 것인가?
아니면 여기서 패를 접을 것인가?



2005-03-17

초의




부제 : 차, 사상, 예술을 선으로 승화시킨 풀옷의 선승

정말 오랫동안 흔적을 남기지 못했다.
지난 주, 미국에 다녀온 이후,
부재중 쌓인 일을 처리하느라
도무지 짬을 내지 못하다가,
오늘에서야 하나 정리하기로 마음 먹었다.

미국 기행기도 남겨볼까하는 생각해보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실행 가능성이 미지수.
왜냐? 아직 바쁜 일이 끝나지 않았으니까! T_T;

이 책은 고맙게도 niche님이 선물해주신 책이다.
아주 감명 깊게 읽으셨다는 말씀과 함께...
나도 뭔가 한권 선물해드려야 할텐데... 흠...

아뭏튼 지난 주, 시차 적응이 안된 까닭에
예기치 못하게 일찍(무려 새벽 5시!!!) 깨어나는 불상사(?)가 발생하여
침대 위에서 뒤척이는 새벽 무렵이면
그 고요한 지루함을 달래준 내게도 고마운(!) 책이기도 하다. :)

이 책의 주인공은 초의 선사로 알려져 있는 고승이다.

초의에 대해 내가 알고 있던 부분은
추사 김정희와 매우 가까운 벗으로 지냈다는 사실과
차에 대한 조예가 깊은 분이었다는 정도였다.

추사라는 인물의 비중이 워낙 높은 탓에
초의 선사를 떠올리면 오히려 김정희가 연상되는
조금은 어이없는 상황이 되곤 하는데,
지은이 역시 그것이 못마땅했는지,
초의의 일대기를 이 소설 속에 담아내는데 열심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초의의 어린 시절,
그리고 삭발하고 스님이 된 동기,
다방면에 두각을 나타내며 모든 재주를 섭렵하고,
몇몇 일을 겪으며 깨달음을 얻어가는 과정과
당대의 지식인들인 정약용, 김정희와의 교우 내용,
마지막으로 차와 예술과 선을 조화시킨 고승으로서의 열반까지
초의 선사의 전 생애를 담은 내용으로
시종 이런 저런 화두(?)를 던져주는 책이다.

허나 이를 어쩐다...?
예상보다 너무 대단한 인물이었는지
도무지 못하는 것이 없는 팔방미인 초의선사의 이야기가
나같은 범인에게는 오히려 불편하다. -_-;

유년 시절에 가족을 잃은 아픔,
행자가 되어 차를 덖는 일을 했을 때의 고달픔,
그리고 가마꾼이 되어 고생했다는 것 말고는
도대체 그가 어떤 시련을 거쳐
이다지도 대단한 스님이 되셨는지 정말 알 수가 없다.
원래 고승이 될 재목이셔서 그런 건가? -_-a

소설적 장치였던 모양인 동전 두닢의 임자는
뭘 위한 복선이었는지 아직도 얼떨떨한 따름이고,
유학자와의 어울림을 초의가 단지 그들을 계도하려는 목적으로
몰고가는 것 역시 이해불능. -_-;;

뭐, 이외에도 소설로 보기에는 좀 엉성한 부분이 많다.
허나, 워낙에 대단한 인물을 소개하려다 보니
혜장 스님이 정약용이라는 큰 산에 좌절한 것처럼,
저자 역시 큰 물에 빠져 허덕거린 것으로 이해할 만도 하다. :P

다른 것은 다 잊어도
차에서 나는 배냇향이 가장 좋은 향기라는 것과
차를 왜 아홉번 덖는지 그 이유를 안 것,
그리고 초의 선사가 결코 추사의 조연에 불과한 인물이
아니라는 사실만으로도 읽을 가치는 충분하다.



2005-03-06

미쳐야 미친다




부제 : 조선 지식인의 내면 읽기

꽤 오래전에 읽었는데,
그동안 바빠서 정리를 못하고 있다가 오늘에야 한다.
오늘을 놓치면 다시 일주일 후에나 가능할 듯 싶어서... -_-;

不狂不及
'미치지 않으면 경지에 이르지 못한다'
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맞는 말이지.

그래서 사실 이 책에는 무척 기대를 많이 했다.
주변에서 미쳤다 할 만큼 자기만의 세계에 흠뻑 빠져서,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독보적인 경지에 이르른 인물들.
생각만 해도 굉장하지 않는가?

작은 일 하나라도 내 뜻대로 하지 못하고,
주위의 눈치를 살피는 소심한 나로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 인해 심지어 핍박을 받을지언정,
인내하고 끝내 커다란 성취를 본 인물들의 이야기는
무조건적인 존경심을 고양시키기 충분한 소재다.

허나, 실망스럽게도 제목과는 다르게
이 책은 그런 미친 인간들(?)에 대한 얘기는 그리 많지 않다.
3부로 나누어진 구성 중 오직 하나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글쎄... -_-a

결정적으로 내가 싫어하는 스타일 중에 하나인
깨달음의 강요에 조금 질렸고,
사라져가는 아름다운 옛것을 안타깝게 여기는 마음에는 동의하지만,
그것이 무조건 현재의 우리가 모자란 탓,
또는 옛것이 어떤 것이든 좋은 것이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시각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원문을 번역한 후에,
그걸 더 쉽게 풀어쓰는 작업을 다시 해서
같은 글을 두 번씩 읽게 한다는 점도 좀... -_-;;
1차 번역정도로는 독자들이 이해하지 못할꺼라고 생각한걸까?
덕분에 책의 두께만 두 배가 되지 않았나 하는
발칙한(?) 생각도 해본다. -_-;

기대가 크지 않았다면 실망도 적었을 걸,
너무 많이 기대하고 읽었다.



2005-03-04

비상시 문여는 방법



차량의 화재등 비상시 승무원의 안내에 따라
의자 양끝밑의 뚜껑을 열고
손잡이를 화살표 방향으로 당기면
손으로 모든문을 열 수 있습니다.

선로에 내릴시에는 다른 열차에도 주의하십시오.
평상시에는 절대로 손대지 마십시오.

----

사람의 마음을 여는 방법은 없을까?



2005-03-02

펑펑 눈이 옵니다~



어슴푸레 밝아오는 창밖의 세상은 온통 흰색 뿐이다.
내리는 눈은 모두 소복이 쌓여,
온 세상을 하얗게 덮어버렸다.

이번 겨울에 이렇게도 많이 내리는 눈을 본 것은
아마 오늘이 처음인 것 같다.

설마 밤샘의 축복 따위는 아니겠지? -_-a

시계가 희뿌열만큼 흩날리는 눈꽃을
넋을 읽고 바라본다.
마치 혼까지 빨려들어갈 듯한 심연의 바다처럼...



2005-03-01

바람의 역할



주차한 차의 창문에는 어느새 끼워져 있는 전단.

'오빠, 놀러와~' 등등
추운 한겨울에 벌거벗은 몸뚱이를 내보이며
하나 밖에 없는 내 여동생을 사칭하는 전단.

모든 사람들을 팔, 다리, 어깨가 결린 환자들로 보는 것인지
안마 해주겠다며 극성인 전단.

배고픈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해
오늘도 불철주야 배달에 임하시겠다는
각오로 눈물겨운 전단.

어둠 속에서 암약하며,
보이는 틈마다 예외없이
전단을 은밀하게 끼워넣는 그들은 과연 누구인가???

내가 목격한 범인(?)은 바로
.
.
.
.
.
바람이었다. -_-;

갑자기 불어온 돌풍이
길바닥의 전단을 허공으로 날려올리더니,
놀라운 솜씨로 차창에 끼워넣는 신기를 보지 못한 사람은
아마 믿지 못할 것이다. -_-;;

하긴 나라도 안믿겠다. -_-a